노화로 인해 하얗게 변한 머리카락을 영어로는 그레이 헤어(gray hair) 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보통 흰머리'라고 부르는데, 모발 내에 멜라닌 색소가 100% 사라졌다면 화이트 헤어(white hair)가 맞겠지만 노화로 머리색이 변할때엔 멜라닌 색소가 일부 남아 검은색과 흰색의 중간을 나타낸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백인에게서는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 사이에 시작되고, 동양인에게선 30대 후반부터 점차 흰머리카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Keogh와 Walsh에 따르면 50대 연령대 인구의 50%가 모발의 절반가량 회색머리로 전환된 상태고, Tobin과 Paus의 보고에 따르면 아시아인이 서양인에 비해 평균 5년 정도 늦게 진행이 됩니다. 동아시아인들이 아시아인 중에서도 늦은 편인데, 우리나라 여성은 60대가 되어서야 40%의 모발이 회색빛으로 변하게 됩니다.
남녀에 따라 진행방식도 차이가 있는데 남자는 주로 관자놀이와 구렛나루부터, 여성은 헤어라인에서 시작되어, 시작점은 다르지만 이후엔 점차 정수리를 거쳐 뒷머리까지 변하게 됩니다.
세포와 분자 단위의 정확한 기전에 대해선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원인으로는 크게 멜라닌 세포 수 자체의 감소와, 멜라닌 세포 활성의 감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성장기 동안에는 모낭의 멜라닌 세포들이 많은 양의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내는데, 멜라닌 세포 100개가 약 1.5m 길이의 머리카락에 충분한 양의 색소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30세 이후로는 매 10년마다 멜라닌 세포 수가 10% 씩 감소하여 점차 생산되는 색소의 양이 감소합니다.
세포 활성의 감소 기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외선과 같은 외부 환경적 스트레스로부터 혹은 일반적인 체내 대사과정으로부터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세포막, 단백질, DNA 등에 손상을 입힐 수 있으나, 젊은 나이엔 체내의 항산화 효소 외에도 비타민 C와 E, 글루타치온과 같은 비효소 항산화물질들이 활성산소를 중화시킴으로써 손상을 막아줍니다. 활성산소는 멜라닌을 합성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산화과정에서도 꾸준하게 생성되기 때문에 노화가 진행되면서 방어기제가 약화되기 시작하면 처리되지 못한 활성산소와 그로 인한 손상이 점차 누적됩니다.
예전에도 다른 글에서 말씀드렸듯 노화나 유전에 의한 머리색의 이른 변화가 탈모를 시사하지는 않습니다만, 휴지기에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 효소 티로시나아제(tyrosinase) 활성이 감소하기 때문에 휴지기 탈모시 일부 머리색이 옅어지거나, 영양결핍, 원형탈모, 자가면역질환, 화학물질 등에 의해 유발되는 탈모에서는 머리색의 변화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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