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형 탈모는 모낭세포가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에 대해 높은 민감성을 보이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모낭세포의 민감성을 높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면 나이에 비해 헤어라인과 정수리의 모낭세포가 빠르게 퇴화합니다. 민감성이 높은 모낭은 대체로 비슷한 패턴으로 분포하기 때문에 현재 사용되는 탈모 진단법은 머리 각 부위의 머리숱과 연모 비율 등을 계산해서 그 패턴에 맞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경미하거나 특이한 패턴으로 탈모가 진행되는 경우 초기 진단이 어렵습니다. 진단을 빠르게 할수록 치료 결과가 좋기 때문에, 눈으로 보이는 증상이 아니라 유전자를 검사해서 탈모인지 아닌지 알아내려는 시도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탈모와 관련된 유전자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속속 밝혀지고 있고 유전체(게놈) 검사의 비용이 많이 낮아진 요즘은 개인별 분석도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유전체 분석으로 탈모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탈모는 많은 유전자의 영향을 받아 생기는 질병인데 아직 우리가 각 유전자의 역할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2017년 발표된 대규모 연구입니다. 결론만 말씀드리면 유전체 검사를 통한 탈모 진단법은 아직 임상적으로 사용할 수준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는 민감도가 0.74, 특이도는 0.69에 불과했습니다. 일례로 코로나19 진단에 사용되는 진단키트들은 FDA 기준인 민감도 0.9. 특이도 0.95 기준을 상회함에도 불구하고 위양성, 위음성 논란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양성 예측도는 59%, 음성 예측도는 82%로 유전체 검사를 통해 탈모가 맞다는 진단을 받더라도 실제로 탈모일 확률은 59%에 불과합니다.
아직까지는 실망스러운 수준입니다만 새로운 연구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더 나은 결과를 내놓고 있는 분야인만큼 여러분께 꾸준히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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