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절개 모발이식 수술(FUE; follicular unit extraction)은 절개 수술에 비해 통증이 적고 일직선의 흉터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호합니다. 하지만 수술의 특성상 절개식 수술에 비해 근본적으로 불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피부 밑에 있는 모낭을 직접 보지 못하고 날카로운 펀치로 하나하나 채취하다 보면 모낭이 손상되기 쉽다는 점입니다. (참고하실 글: https://baldingblog.co.kr/3064 )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발이식을 하는 의사들의 부단한 노력 덕분에 현재는 절개식 수술과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노력들 가운데 하나를 독자분들께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펀치의 날이 바깥으로 벌어지게(flared tip) 가공하는 방식입니다. 개념이 발표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이미 많은 의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입니다.
바깥으로 벌어지는 날에 대한 연구들통상적인 원통 모양의 펀치는 날카로운 날이 펀치의 회전축과 일치하는 방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피부에 너무 깊게 밀어 넣으면 모낭이 잘리기 쉽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비교적 무딘 날의 펀치를 선호하는 의사도 있지만, 무딘 날로 피부를 절개하다 보면 모낭에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걸리기 쉽고 수술 시간도 늘어나기 때문에 그리 인기 있는 방식은 아닙니다.
일반 원통형 펀치(좌)와 벌어진 날 펀치(우)펀치의 날을 트럼펫 모양처럼 바깥쪽으로 벌리면 피부 깊숙히 펀치를 밀어 넣더라도 모낭을 직접 건드리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날을 날카롭게 유지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많이 늘어나지 않고 무딘 펀치에 비해 모낭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도 적습니다. 같은 깊이로 펀치 했을 때 모낭의 절단율이 낮아지므로 상대적으로 작은 구경의 펀치를 사용해서 채취 부위의 손상도 줄일 수 있습니다. 날카로운 날과 무딘 날의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날카로운 날에 비하면 수술 시간이 약간 늘어나므로 모낭이 몸 밖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약간 늘어나고 날이 바깥으로 벌어져있다보니 채취하려는 모낭 주변의 모낭을 손상시킬 위험도 비교적 높습니다. 이 개념이 발표되기 전부터 JP성형외과 최종필 원장님, 노블라인의원 백현욱 원장님과 이 콘셉트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는데, 이런 발표가 나와서 무척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방식에 적합한 두피를 가진 분들께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이 많은 분들께 이식부 밀도를 높이고 채취부위의 상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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