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은 이식량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수술입니다.
이식할 수 있는 모발의 양이 많으면 보다 풍부하고 밀도가 높게 이식모를 배치할 수 있어서 결과가 더 좋게 나오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만든다고 생각할 때 재료에 제한을 받지 않고 만들 때와 재료가 부족할 때와는 결과물의 큰 차이가 나는 것과 같습니다.
모발이식을 받으러 오시는 많은 분들은 가능하면 최대한 좋은 결과를 얻기를 원합니다. 이마선도 낮추고, 옆머리 숱이 빈 부분도 채우고, 구레나룻도 만들고, 정수리도 좀 없으니 채우고 여러 요구를 많이 하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모발이식할 때 이식할 수 있는 모뱔의 양은 한계가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마치 돈과 같다고 설명드리곤 합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사고 싶은 것 다 사고해도 관계가 없겠지만, 돈이 많지 않은 사람은 사고 싶은 것 다 사면 생활이 어려워지니까 그렇게 하기 힘듭니다. 머리카락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식할 모발의 양이 많고 이식할 부분의 면적이 넓지 않은 분들은 조금 욕심내서 밀도도 많이 높이고, 눈썹이나 구레나룻도 보충하고 해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식할 모발의 양이 많지 않고, 탈모가 심한 상태이거나 탈모가 진행 중인 경우는 욕심을 줄이고 최소량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모발이식을 해야 합니다. 이를 '최적화 배치(optiamal distribution)'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머리카락의 갯수는 평균적으로 7~10만 개 정도입니다. 동양인에서는 보통 7-8만 개 정도를 이야기하는데, 모발이식이란 것이 보통 2-3천 개 정도의 모발을 통해 이식을 하게 되고, 대량이식이라고 해도 5-7천 모 수준입니다. 결국 전체 모발의 10% 내외를 이동하여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탈모가 크게 진행되지 않은 탈모초기라면 이 정도 양으로도 충분히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으나 탈모가 진행된 경우라면 이식모를 효과적으로 배치하여 가장 경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모발이식을 계획하는 분들이 이식량을 많이 궁금해하시는데, 같은 재료를 가지고 집을 짓더라도 건축가마다 다른 결과를 만드는 것처럼 같은 모수로 이식을 하더라도 수술하는 의사마다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저가 재료를 이용한 적은 비용으로도 고급스러운 결과를 만드는 건축가도 있는 반면, 고급 재료로도 좋은 결과물을 내지 못하는 건축가도 있을 것입니다. 모발이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모수를 이식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모수를 낭비 없이 경제적으로 이식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모발은 결국엔 이식량이 한정된 자원이니까요.
10,000모를 해서 생착률 50%라면 5,000모가 결국 남게되고, 4,000모를 이식해서 100% 살리면 4,000모가 남게 되니까 결국 전자가 더 많은 모발이 남게 되어 더 좋은 결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럼 10,000모를 이식한 사람이 더 능력이 있는 의사라고 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생기는데 결국 자원이 무한대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후자가 더 능력 있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적은 모발로도 더 많아 보이게 디자인할 수 있는 의사는 더 능력 있는 의사구요.
최대한 많이 가져오더라도 50% 이하로 가져와야 뒷머리 숱이 비어 보이는 것을 최소화시킬 수 있습니다(2002년 미국 NHI뉴헤어의 Rassman이 50% Rule이라는 내용으로 가장 처음 발표한 내용입니다.).
환자의 탈모 상태, 모발이식 후 유지할 머리스타일 등을 고려해서 어느 부위의 밀도를 높일지 어느 부위까지 이식할지 결정합니다. 보통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위는 정면과 측면에서 드러나는 앞머리와 윗머리 부위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보이는 부위부터 우선적으로 이식하게 됩니다. 물론 환자 본인이 선호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 부위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먼저 좋은 결과를 만드는 의사와 병원을 찾으신 후 왜 결과가 좋은지를 거꾸로 생각하시는 것이 의미가 있습니다. 결과가 좋으면, 왜 결과가 좋은 지 그것에 대한 설명이 의미가 있습니다만(수술법이나 수술도구 등), 광고나 이론은 그럴듯하더라고 결과가 따라오지 못하면 전혀 의미가 없겠죠. 공부를 잘하는 사람한테 어떻게 공부를 잘하는지 방법을 물어보는 것이 의미가 있지 공부를 못하는 사람의 공부비법을 듣는 것이 의미가 크게 없는 것과 마찬가지 같습니다.
요즈음은 '가성비'라는 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가성비가 가장 중요한 수술 중에 하나가 모발이식인 것이죠.
적은 투자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야 하니까 요샛말로 '가성비가 쩔어야(?)' 합니다. 가성비가 쩔도록 하기 위해 의사가 신경 써야 하는 세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환자분이 어느 부분이 가장 탈모가 심하게 느껴지는지 파악
2. 이 수술을 왜 받으시기를 원하는지 이유를 파악
3. 1번과 2번을 고려하여 최대의 효과를 얻기 위한 이식모의 최적화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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