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이식을 받는 분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는 흉터입니다. 채취 부위의 흉터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은 비절개 수술만 고집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비절개 모발이식도 흉터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채취량이 많다면 흉터의 총량은 절개보다 많아지기도 합니다. 체질적으로 켈로이드가 있거나 비후성 반흔이 쉽게 생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모발이식을 하는 의사들은 흉터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무흉터 봉합법, 두피 마사지, 작은 직경의 펀치, 트리암시놀론 주사 등이 대표적입니다. 오늘은 모발이식 흉터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트라닐라스트라는 약물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https://europepmc.org/article/med/1376711트라닐라스트는 리자벤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원래 기관지 천식의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인데 섬유아세포가 콜라겐을 과도하게 합성하지 못하게 억제해서 흉터를 부드럽고 작게 만듭니다. 콜라겐 합성을 억제한다니 피부를 상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만, 다행히도 트라닐라스트는 정상 조직의 섬유아세포의 기능을 억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켈로이드 및 비후성 반흔처럼 비정상적인 조직에서 TGF-beta1이라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콜라겐의 합성을 억제합니다.
좌측의 그래프는 켈로이드 조직에서의 콜라겐 합성량입니다. 우측의 정상 조직에 비해 콜라겐이 과다하게 합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트라닐라스트를 사용하면 콜라겐 합성량이 감소하고, 그 효과는 트리암시놀론과 유사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트리암시놀론과는 달리 정상 조직에서는 콜라겐 합성을 저하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트리암시놀론은 주사로 사용해야 하는 반면 경구 제제로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트라닐라스트의 효과는 다양한 사례에서 입증되어 왔습니다. 제왕절개 과정에서 생기는 큰 흉터 뿐만 아니라 여드름 흉터처럼 작고 개수가 많은 흉터에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절개식 수술, 비절개식 수술에서 생기는 흉터에 모두 효과적일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왕절개를 한 산모들에게 흉터의 절반은 트라닐라스트가 포함된 겔, 나머지 절반은 일반적인 겔을 사용하게 했습니다. 9개월 이후 연구자와 산모가 각각 흉터의 크기와 모양에 대해 평가했는데 양쪽 모두 트라닐라스트를 사용한 쪽의 흉터에 대해 더 큰 만족감을 보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40명의 여드름 흉터 환자에게 절반은 트라닐라스트가 포함된 겔, 나머지는 플라시보(위약)를 사용하게 했고 5개월 시점에서 흉터에 대한 만족감을 평가했습니다. 앞선 연구와 마찬가지로 트라닐라스트를 사용한 그룹의 만족도가 훨씬 높았습니다. 특히 색소 침착과 발적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모발이식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어 흉터에 대한 우려가 전보다는 많이 줄어든 상황입니다만, 조금이라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를 찾아내는 것이 책임감 있는 의사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에서 수술받으시는 분들이 더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앞으로도 여러분들께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공유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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