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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17) 103년 역사상 최초, 숏컷 미스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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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24-01-05 14:15 조회3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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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닮고 싶은 대머리를 고르시오

 
글: 황바울   감수: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출처 – 이브 질 인스타그램)   이브 질은 ‘미스 프랑스 2024’에서 우승했습니다. 103년 역사상 최초의 숏컷 미스 프랑스가 되어 화제였죠.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깨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며 환호하는 측도 있었고, 심사위원단이 그저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밀어줬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실제 이브 질은 대중 투표에서는 3위에 그쳤는데, 심사위원단의 지지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1년, 미스 프랑스 주최 측은 페미니즘 단체로부터 고소를 당했습니다. 노동법 위반 때문이었죠. 미스 프랑스 참가 자격은 까다로웠습니다. 키 170 이상, 18-24세,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 범죄 기록이 없을 것, 문신이 없을 것, 정치적 또는 종교적 선전과 관여된 적 없을 것 등이 있었죠. 그런데 프랑스 노동법은 “정조 관념이나 나이, 가족 관계, 임신, 유전적 특성, 정치적 견해, 신체적 외모와 관련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한다”고 합니다. 미스 프랑스 참가자는 주최 측에 사실상 고용된 것이니 노동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고소 이후, 미스 프랑스는 자격 조건을 많이 완화했습니다. 문신을 해도 되고, 나이 제한을 없애고, 출산이나 결혼 여부도 문제 삼지 않았죠. 그러다 이제는 숏컷 미스 프랑스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브 질이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깨뜨렸다고 보지 않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굉장한 미인이고, 또한 누가 보더라도 굉장한 미인이지 않나 싶거든요. 저는 미인에 대한 다양성을 그렇게까지 요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현대 미인이라고 해서 현대 미술처럼 해설이 필요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도 너무 팍팍한 기준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습니다. 키가 170이 안 되면 뭐 어떻고, 머리가 좀 짧으면 또 어떻습니까? 언젠가는 대머리가 미스 프랑스가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머리도 미인으로 봐주는 세상이 돼서 그런다면 기쁜 일이겠지만, 자신의 정치적 올바름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으로 대머리를 뽑는 세상이라면 끔찍한 일이겠습니다.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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