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18) 구형(求刑) 광고 vs 구형(舊型)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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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4-02-28 18:28 조회287회 댓글0건본문
구형(求刑) 광고 vs 구형(舊型) 광고
글: 황바울 감수: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사진 출처 - Sphere Entertainment)
스피어(Sphere)는 라스베이거스에 세워진 구형(求刑)의 공연장입니다. 지름이 150미터가 넘고, 2만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는 초대형 건물이죠.
내부에는 16만개의 스피커가 있어 관객이 어디에 있든 소리의 공백이 없으며, 외부에는 120만개의 LED가 설치되어 있어 건물 전체가 거대한 전광판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건설비가 무려 23억 달러, 그러니까 한화로 3조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공연을 통해 얻는 수익으로 3조원을 다 거둬들일 수 있는지 말이에요.
알고 보니 스피어의 수익은 공연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광고 수익도 있었죠. LED를 활용해서 옥외광고판으로 쓰는 겁니다.
평면적이지 않고, 그 규모 또한 대단해서 보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해주죠. 유튜브, 하이네켄, NBA 등이 여기에 광고를 했습니다. 한국의 게임인 메이플 스토리에서도 광고를 했고요.
그런데 스피어의 광고가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면이 아닌 구형에 나오다 보니 광고 영상을 따로 제작해야 하고, 무엇보다 광고비가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하루에 약 4시간 노출되는 광고비는 45만달러(한화 약 6억원), 일주일에 걸쳐 7시간 정도 노출되는 광고비는 65만달러(한화 약 8억 6천만원)에 이르니까요.
저는 더 저렴하게 광고를 할 수 없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스피어와 비슷한 구형의 뭔가를 지니고 있더라고요.
바로 머리였습니다. 스님처럼 완전히 삭발해버린 대머리라면 머리통을 스피어와 비슷한 구형 광고판처럼 쓸 수 있을 것 같았죠. 대머리가 조금 더 구형(舊型)이기는 하지만요.
이런 생각을 제가 최초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2012년 미국 텍사스의 브랜든 치코츠키씨는 BaldLogo.com이라는 광고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대머리에 로고나 그림을 그리고 하루 여섯 시간 정도 공공장소를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광고를 했죠.
광고비는 320달러인데, 그 수익의 절반 정도는 원형탈모 환자를 돕는 자선단체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훈훈한 이야기지만 저는 현실적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스피어에 광고를 하는 것과 대머리에 광고를 하는 것 중 어느 쪽이 효과가 더 클까요?
천배 이상의 가격 차이가 있기는 합니다만, 대머리가 스피어를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간의 기술력은 이미 인간의 머리를 뛰어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 황바울 』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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