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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23) ‘피’하고 싶은 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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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뉴헤어 작성일24-07-23 15:13 조회3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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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23) ‘피’하고 싶은 탈모 




글: 황바울   감수: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얼마 전에 사촌 동생을 만났습니다. 스물한살인데 탈모 때문에 고민하더라고요.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제가 처음 탈모 치료를 받은 게 스물네살 때입니다. 이런 말씀 드리기 조금 민망스럽지만, 저희 집안이 머리 하나는 타고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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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생은 고등학생 때부터 이마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사진 찍어 기록해뒀습니다.

일일신우일신이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것 맞나요? 날마다 새롭고, 또 날마다 새롭더라고요. 헤어라인의 후퇴는 확실했고, 기록이 아닌 치료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저는 탈모 약을 먹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탈모 칼럼니스트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선배이자 전문가의 입장에서 조언을 해줬습니다. 병원에 가서 진짜 전문가인 의사에게 상담을 받아보라는 거였죠.

동생은 거부했습니다. 상담을 받아봤자 약을 먹을 수 없다고 했어요. 20대 초반의 남성은 성 기능에 민감하기에 그것 때문인가 했더니 아니었습니다. 군 문제 때문이었어요.

공군에 가기를 원하는데, 원한다고 다 가는 게 아니라고 하네요. 경쟁률이 높아서 군수생(군대 + 재수생)이라는 단어까지 나왔답니다. 가산점을 받는 방법 중 하나가 헌혈인데, 탈모 약을 복용하면 헌혈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늘을 지키기 위해서는 한 올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위로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내 키는 땅에서 재면 가장 작지만, 하늘에서 재면 가장 크다”라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네 이마 높이는 땅에서 재면 가장 높지만, 하늘에서 재면 가장 낮다”라고 말해줬습니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 키랑 이마 높이를 그렇게 재냐고 혼나기만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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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스테리드는 복용 중단 후 1개월, 두타스테리드는 복용 중단 후 6개월이 지나야 헌혈할 수 있습니다.

헌혈 유공장을 받기도 했던 저 역시, 탈모약 복용 후로는 헌혈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탈모약의 부작용이 수혈받은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해결할 수 없는 걸까요?


A형은 A형에게, B형은 B형에게 피를 줄 수 있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탈모약 복용자는 탈모약 복용자에게 피를 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조금 더 번거로워질 수는 있겠지만요.

헌혈의 집에 가면 언제나 혈액이 부족하다고 나와 있어서 하는 넋두리였습니다. 진짜 전문가가 아닌 사람의 헛소리일 수도 있겠고요.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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