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어떤 병원에서는 식모기 방식의 이식도 하고 슬릿 이식도 하고
그때 그때 환자상태에 따라 다르게 해야 한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어떤 경우에 식모기를 사용하는게 좋고 어떤 경우에 슬릿을 하는 것이 좋은가요?
제 견해는 '환자 상태에 따라 굳이 식모기와 슬릿방식을 구분하는 것은 불필요하다' 입니다.
그 보다는 환자의 상태보다는 의사가 숙련된 방법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따지자면,
식모기의 경우 이식압력이 높아 두피가 단단한 환자의 경우에서
먼저 이식한 머리카락이 튀어나오는 팝핑 현상(popping)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이런 경우엔
식모기 보다는 이식압력이 낮은 슬릿방식이 이롭다고 구분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식모기 방식이 슬릿방식에 비해
환자에게 돌아오는 메리트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식모기 방식이라고 해서 무작정 불리한 방법이라고만 할 수는 없고
의사가 식모기에 잘 숙달이 되었다면 그 나름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던지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의 실력입니다.
어떤 칼을 사용해 회를 뜨는가도 회의 맛을 좌우하겠지만
회를 뜨는 요리사의 실력이 더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모발이식의 결과는 기본적인 실력과 좋은 태도가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수술은, 특히나 모발이식은 언제나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어떤 방법이던지 결과를 본 뒤에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론 뿐인 주장은 의미가 없겠죠.
같은 실력이라면 좋은 도구를 사용하는 요리사가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저에게는 '슬릿' 방식이 기존의 수술보다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식모기로 3년간 수술을 해오다가 벽에 부딪혀 슬릿 수술로 바꾸게 되었는데
저에게는 큰 발전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슬릿방식의 이식은 식모기 이식보다 기술적으로 더 어렵습니다.
소위 말하는 '양날의 검'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기술을 잘 쓰는 사람은 기존 방법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지만,
기술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오히려 더 좋지 못한 결과를 부르기도 합니다.
슬릿이식의 경우 만들어놓은 작은 구멍에 모발을 끼워넣는 과정을 익히는데
긴 수련기간이 필요합니다. 슬릿의 경우 모낭을 직접 잡고 이식하여야 하는데
연습이 되지 않은 경우 모낭의 손상이 매우 커지기 때문입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 실력이 갖추어지기 전까지는 실전에 투입되지 않고 훈련만 하는데
그동안 보아온 경험으로 보았을 때 평균적으로 최소 1년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에 제가 슬릿 방식 수술을 시작하였을때
왜 굳이 그렇게 하느냐고 의아해 하던 의사들이 많았지만,
몇년이 지난 현재는 이식부위에 따라 슬릿과 식모기를 번갈아 사용하거나,
노터치 방식(no touch technique, 슬릿을 만든 뒤 식모기로 모낭을 넣는 결합형)으로
수술하는 병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시도를 시작하는 병원들이 많아진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이며
슬릿 방식의 이식에 공감하는 의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식모기/슬릿 병용 수술은 정통 슬릿 수술이 숙련되지 않은 의사라면
시간을 많이 단축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식모기만 사용하는 것 보다는 나을 수 있지만
정통 슬릿 수술에 완전하게 숙달이 될 수 있다면
굳이 식모기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미국의 샤피로(shapiro) 박사가 노터치 방식 이식을 개발한 뒤엔
정작 자신이 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 美國모발이식 전문의 소속 : NHI뉴헤어 모발이식 센터 원장 학력 : 연세대학교, 동대학원 의학석사 이력 : 美國 NHI 뉴헤어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