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모발이식은 절개법(FUT)이나 비절개법(FUE/FOX)이냐의 이슈로 정작 중요하게 생각되어야 하는 '이식부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나무를 원래 있던 곳에서 다른 산으로 옮겨서 심었을 때 나무가 잘 자라지 못하고 죽는다면 무엇이 원인일까요? 크게 봤을 때 옮겨심은 나무와 새로심어진 토양의 문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식한 나무가 약해서 환경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죽었을 수 있고, 옮겨 심은 토지가 너무 척박해서 나무가 자라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모발이식으로 바꾸어서 생각해보면, 채취한 모낭이 약해서 이식 후 생착률이 떨어질 수도 있고 이식부위의 두피가 이식모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지 못해 생착이 안될 수 있는 것이죠. 성형외과전문의 전문의 수련과정에서는 피부이식, 뼈이식, 복합조직이식, 피판술 등 여러 조직의 이식에 대해서 수련을 받습니다. 모발이식도 이와 같이 모낭조직을 이식하는 이식수술이기 때문에 성형외과 전문의 수련과정에서 배운 '이식후 생착률을 높이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성형외과에서 조직이식 수술을 할때는 흔하게 하는 치료이지만 모발이식에서는 아무도 적용하지 않았던 고압산소치료(Hyperbaric Oxygen O2 Therapy; HBO)를 시작한 이유도 그렇습니다.
성형외과적 조직이식 관점에서 볼때 조직을 이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식되는 위치에 가능한 손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모발이식에서 이식되는 위치는 바로 이마와 정수리입니다. 머리가 빠진 곳에 새로운 머리카락을 이식하므로써 미용적 개선효과를 얻는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머리카락만 옮겨 심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식할 부위에 손상을 주지 않아야 충분한 미용적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식부위, 그러니까 이마와 정수리 부위에 흉터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작은 모공을 만들고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해 모공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슬릿 모발이식의 장점을 흔히 고밀도 혹은 이식모낭의 깊이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으로 많이 이야기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장점은 두피손상이 적다는 것입니다.
작은 상처가 빨리 낫고 날카로운 상처가 손상이 적고 빠르게 회복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슬릿방법의 경우 기존방법보다 더 작은 직경의 기구를 사용해서 두피에 모발이 들어갈 자리를 만들게 됩니다. 따라서 손상도 적고 회복도 더 빠릅니다. 외상 환자에서도 날카로운 물건에 다친 상처는 확실히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예후가 좋습니다. 단가가 높은 식모기를 사용하게 되면 몇십번 모공을 만들고 날이 무뎌졌다고 해서 새것으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반면 슬릿수술은 혈관주사 크기의 주사바늘이나 미세면도날과 같은 도구를 쓰므로 비용의 부담없이 약 4~50개의 모공을 만들고 나면 폐기하고 새것을 사용합니다. 모발을 채취하는 밥법에 대해 비절개법이나 절개법이냐를 가지고 많은 논의가 있지만 새롭게 이식되는 나무와 이식될 토지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묘목이나 씨앗처럼 처음부터 그 땅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자라버린 나무를 가지고 와서 옮겨 심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민감한 것입니다.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는 모발이식 방법중에서 이마나 정수리와 같은 이식부위의 손상을 가장 줄일 수 있는 것은 슬릿방식이 가장 적합합니다. 앞으로도 손상을 줄일 수 있는 더 좋은방법이 나오길 고대하며, 저희도 새로운 수술법을 개발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 美國모발이식 전문의 소속 : NHI뉴헤어 모발이식 센터 원장 학력 : 연세대학교, 동대학원 의학석사 이력 : 美國 NHI 뉴헤어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