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35) 코스피 3000 시대 : 포모와 탈모

 

글 : 황바울  ㅣ  감수 : 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바야흐로 코스피 3000 시대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연초부터 현재(7월 29일 기준)까지 34%가 상승했습니다.

저도 혹하는 마음에 6월에 매수했는데, 벌써 10% 이상의 수익이 났네요. 그럼에도 저는 기쁘지 않습니다. 매수 금액이 4만 원도 안 되거든요. 큰마음 먹으면 그 열 배도 투자할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모두가 돈을 못 벌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다 돈을 버는데 저만 돈을 못 벌면 불안하죠. 포모가 강하게 왔습니다.

포모는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자기만 소외되는 두려움을 가리킵니다.

다른 사람의 수익을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 테마주가 눈에 들어옵니다.

테마주는 특정 주제에 따라 주가가 반응하는 주식을 가리킵니다.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정치 테마주죠.

당선이 유력한 정치인과 관련이 있는 회사의 주가가 마구 오르기도 하는데, 가끔은 이걸 ‘관련’이라고 해야 하나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국내 정치인을 언급하는 건 위험할 수 있으니 외국의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중국의 기업 촨다즈셩(川大智勝)은 ‘트럼프의 지혜로운 승리’라는 뜻인 ‘촨푸즈셩(川普智勝)’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는 날에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트럼프의 상대였던 해리스와 발음이 비슷한 하얼스(哈爾斯)는 7% 하락했고요.

정치 테마주는 아니지만, 태풍 노루가 북상하자 노루페인트가 상한가를 가기도 했습니다.

놀랍게도 탈모 테마주도 있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탈모 관련 공약을 냈습니다.

그렇기에 2025년 대선에서도 같은 공약을 낼 거라는 기대감에 관련 주가가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모두가 진짜로 관련이 있었을까요?

탈모약을 판다는 이유로 상승한 종목이 있는데, 한국에 판매되는 탈모약은 수십 종입니다.

오리지널약의 특허 기간이 끝나서 복제약을 만들 수 있거든요. 심지어는 탈모약도 안 팔고, 탈모방지용 샴푸를 판다는 이유만으로 주가가 움직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탈모 관련 공약을 내지 않았습니다.
모든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이래라저래라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투자 원칙 첫 번째는 잃지 않는 것이며,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
 탈모인이라면 잃는 것의 무서움을 더 잘 알아야 합니다.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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