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탈모 치료제, 핀쥬베 스프레이

피나스테리드 성분은 유전성 남성형 탈모(androgenic alopecia)의 치료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성분으로 그동안은 경구제 형태로만 나와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경구 피나스테리드가 프로페시아(Propecia)죠. 아주 좋은 효과를 보이는 탈모약이지만, 부작용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분들에게 도포형 피나스테리드인 핀쥬베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핀쥬베의 효과

효과를 살펴보면, 3상 연구 결과 약효는 먹는 프로페시아 약과 거의 동일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약 사용 후 12주와 24주 차에 머리카락의 숫자 변화량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보라색 선이 경구 피나스테리드, 검은색 선이 피나스테리드 스프레이, 하늘색 선이 약을 사용하지 않은 군의 결과입니다. 3개월(12주)에 경구약은 머리카락 숫자가 22.5개 증가, 스프레이는 20.4개가 증가한 것에 비해 약을 사용하지 않은 군은 7.6개 증가에 그쳤습니다. 6개월(24주)에도 각각 21.1개, 20.2개, 6.7개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스프레이 효과가 경구약의 약 90~95%에 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위 사진은 피나스테리드 스프레이 사용 전과 6개월 사용 후의 사진을 비교한 것입니다. 사진상으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죠.    

핀쥬베의 부작용

핀쥬베는 성적인 부작용(성욕 감퇴, 성욕 상실, 발기 부전, 성기능 장애) 발생이 2.8% 확인되었으나, 위약에서도 3.3%, 경구약에서 4.8% 발생하였으므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닙니다. 두피에 발생한 이상 반응으로는 가려움증(2.8%)과 홍반(2.2%)이 있었습니다. 부작용의 발생률은 스프레이 사용 군이 9.9%, 약 복용을 하지 않은 위약 복용 군(placebo; 플라세보)이 6.6%, 경구약이 11.9%였습니다. 부작용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사람의 비율은 각각 2.8%, 2.2%, 7.1%였습니다. 가려움증(pruritis)는 2.2%, 0.6%, 1.2%, 붉은 기(erythema) 2.2%, 0%, 0%, 성욕 감소 0.6%, 2.8%, 4.8%였습니다. 성적인 부작용(성욕 감소, 성기능 감퇴, 발기 감퇴 등)을 모두 포함하였을 때는 2.8%, 3.3%, 4.8%의 발생률을 보였으며, 이 때문에 치료를 중단한 사람은 0%, 1.1%, 2.4%였습니다. 피나스테리드는 탈모를 일으키는 주요 물질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dihydrotestosterone)를 감소시킴으로써 효과를 발휘하는데, 부작용 역시 DHT의 감소로 인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혈중 DHT 억제를 최소화하여 부작용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시면 가장 아래 검은색 선이 경구약으로 DHT를 약 56% 감소시키는 데 반해 주황색 선인 스프레이는 약 35% 감소시켰습니다. 약 복용 초기에 DHT가 줄어들면서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으나 스프레이 피나스테리드에서는 관찰되진 않았습니다.    

핀쥬베 사용 방법

핀쥬베 제품에는 설명서가 2종류 들어있습니다. 하나는 환자용 사용 설명서, 다른 하나는 약 설명서입니다. 각각 살펴보겠습니다.  

환자용 사용 설명서

핀쥬베는 약이 들어있는 병과 펌프, 그리고 스프레이콘(깔때기)로 구성되어 있고, 조립 후 분사하는 형태입니다. 처음에는 분사해도 약이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약이 나올 때까지 4회 정도 세면대 등에 사전 분사한 뒤 사용합니다. 미녹시딜과 마찬가지로 땀이 있거나 젖어 있으면 흡수에 방해가 되므로 건조한 피부 상태에서 도포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핀쥬베는 경구 피나스테리드와 동일한 기전으로, ‘남성 호르몬(오해의 소지가 있으므로 엄밀하게는 DHT)의 활성을 억제’하는 것이므로 소아와 여성, 특히 임산부에서 노출을 줄여야 합니다. 소아와 여성에서 노출되면 안 좋은 성분이므로 공기 중에 분산되지 않도록 깔때기를 사용해서 분사합니다. 손이나 다른 신체에 닿지 않도록 하고, 닿으면 즉시 세척합니다. 투여한 약물이 건조하기 전에는 베게, 헬멧, 모자 등에 도포 부위 접촉을 피합니다. 또한 사용 후 최소 6시간 동안 머리를 감지 않거나 씻어내지 않도록 합니다.  

약 설명서

주성분은 피나스테리드이고, 다른 첨가제로는 키토산, 에탄올, 정제수, 프로필렌글리콜(propylene glycol)입니다. 프로필렌글리콜은 도포형 미녹시딜에서 많이 쓰이는 성분으로 미녹시딜로 인한 피부 트러블 증상이 주원인 물질입니다. 핀쥬베 사용 후 피부 트러블이 생긴다면 이 성분을 의심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성인 남성(18~41세)로 대상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구제와 마찬가지로 41세 이상에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용법과 용량을 보면, 1일 1회 두피에만 사용하고 경구제와 마찬가지로 3~6개월 이상 써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중단하지 말고 계속 쓸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스프레이 펌프를 하루 한 번 사용할 때 1~4회 분무할 수 있는데, 1회 분무 시 180일(6개월), 2회 분무 시 90일(3개월), 3회 분무 시 60일(2개월), 4회 분무 시 45일(1.5개월)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구 피나스테리드와 기타 주의사항도 비슷합니다. 우울증이나 기분 변형 증상 가능성, 임신 가능한 여성에서의 노출 주의 등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프로필렌글리콜에 대한 피부 부작용과 간 기능 이상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마세요.    

핀쥬베 가격

핀쥬베의 소비자 가격은 160,000원입니다. 한번 사용할 때 1회 분사하는 분들보다는 2~4회 하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으로 보이고, 평균 3회 분사한다고 보면 많은 분이 2개월 정도 사용하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월평균 가격이 8만 원인 셈인데 다른 탈모약 가격에 비하면 비싼 편입니다. 약국마다 가격이 다르겠지만, 저희 뉴헤어 근처에서 가장 저렴한 약국 기준으로 2023년 3월 현재 프로페시아 1개월분 47,600원, 아보다트 1개월분 22,700원, 피나스테리드 제네릭(카피약) 1개월분 10,500원, 두타스테리드 제네릭(카피약) 1개월분 13,500원입니다. 10년 후 특허가 풀리면 다른 회사에서도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제네릭(카피약)이 양산되어 가격이 저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기타 고려 사항

 

1. 여성의 사용

원칙적으로는 여성에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경구 피나스테리드처럼 임신 가능성이 없는 여성에서는 사용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미녹시딜과의 혼용

동물 실험에서 사용 5분 만에 90% 이상 흡수되는 양상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피부 안쪽 모낭까지 흡수되려면 6시간 정도는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바르는 탈모약 중 하나인 미녹시딜의 경우 12시간 흡수량 대비 1시간 후 50%, 4시간 후 75%의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이런 연구를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6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쓰시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겠습니다.  

3. 하루 1회 이상 사용

과량 사용은 의사와 상의해서 결정하라고 설명서에 나와 있는데, 부작용만 없다면 조금씩 증량해서 사용해볼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과량을 사용한다고 효과가 더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4. 경구 피타스테리드와의 병용

설명서에는 역시 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연구가 더 필요한 부분인데, 부작용만 없다면 역시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꼭 의료진과 상의해보시고 결정하셔야겠습니다.    

결론

핀쥬베는 피나스테리드 부작용을 걱정하셔서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좋은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또, 경구 탈모약 부작용이 있어서 약을 먹고 싶어도 못 드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것입니다. 2009년 두타스테리드의 원조인 아보다트가 출시된 이후 14년 만에 새로운 형태의 탈모약이 출시되어서 기대가 큽니다. 많은 분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