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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운동이 탈모의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를 살펴보면 운동 자체가 남성형 탈모를 만들거나 악화시킨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합니다. 다만 운동을 시작하면서 운동량과 식사량, 수면 시간 등 생활 리듬이 급격히 바뀌거나 회복이 따라오지 못하면 일시적인 휴지기 탈모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운동 후 머리가 빠진다면 운동 자체보다 운동 강도, 영양 섭취, 수면과 회복 상태, 운동 후 두피 관리까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운동하면 머리카락이 빠진다는 이야기, 운동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수 있습니다.
운동은 분명 몸에 좋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탈모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되면 운동을 계속해도 되는지 고민하는 분들이 생깁니다.
특히 운동을 시작한 뒤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머리카락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마음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설명은 호르몬 이야기입니다.
운동을 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올라가고, 테스토스테론은 DHT로 바뀌며, 결국 탈모로 이어진다는 논리입니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연구 결과를 하나씩 살펴보면 이 연결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습니다.
운동 중 테스토스테론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하는 현상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해서 관찰됩니다¹².
다만 이러한 변화는 운동이 끝난 뒤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옵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모낭이 구조적으로 영향을 받을 만큼의 호르몬 자극은 이런 일시적인 변화와는 전혀 다른 조건에서 만들어집니다.
남성형 탈모의 핵심은 테스토스테론 수치 그 자체가 아닙니다. 문제는 DHT이고, 더 정확하게 말하면 DHT에 노출됐을 때 모낭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입니다.
이러한 반응성은 운동 습관으로 바뀌는 영역이라기보다 유전적 배경과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³.
그래서 운동을 중단한다고 탈모가 멈추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운동을 시작했다고 해서 남성형 탈모가 새롭게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운동을 시작한 뒤 실제로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 경우에는 남성형 탈모라기보다 휴지기 탈모의 가능성을 살펴보는 것이 맞습니다.
휴지기 탈모는 특정 병이라기보다 몸이 부담을 느꼈을 때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면서 식사량이 줄거나 단백질이나 철분 같은 기본적인 영양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면 시간까지 줄어들면 몸은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이 과정에서 모발은 영양 공급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변화는 바로 드러나지 않고 보통 몇 달 뒤 머리카락 빠짐으로 나타납니다.
운동을 시작한 시점과 탈모가 눈에 띄는 시점 사이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원인을 운동 자체로 오해하기 쉽습니다.
코르티솔과 모발 성장 주기를 다룬 연구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문제는 순간적인 상승이 아니라 그 상태가 오래 이어질 때 발생합니다⁴.
회복 없이 이어지는 고강도 운동, 장기간의 에너지 부족, 충분하지 않은 휴식이 겹치면 모낭은 성장 신호를 멈추게 됩니다.
결국 탈모는 운동 자체보다 생활 전반의 균형과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운동 보충제에 대한 걱정도 자주 나옵니다. 특히 크레아틴은 탈모 이야기에서 자주 등장하는 성분입니다.
실제로 크레아틴 섭취 후 DHT와 테스토스테론의 비율 변화가 관찰된 연구가 있습니다⁵.
다만 이 연구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실제 탈모로 이어졌다는 임상적 결과까지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호르몬 수치의 변화와 눈에 보이는 탈모 사이에는 거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해당 연구만으로 크레아틴이 탈모를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간과되기 쉬운 부분은 운동 이후의 관리입니다.
운동 후 땀과 피지가 두피에 반복해서 남아 있으면 염증이 생기기 쉽고, 이러한 상태가 길어지면 모발 성장 환경에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곧바로 탈모를 만든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미 탈모가 진행 중인 분들에게는 분명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운동이 탈모를 유발하는지를 걱정하기보다, 현재의 운동 강도와 생활 리듬이 내 몸에 맞는지부터 점검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생활 패턴을 정돈하고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회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운동 강도만 높이면 몸이 받는 부담이 머리카락 빠짐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한 뒤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운동을 바로 중단하기보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지는 않았는지,
식사량과 영양 섭취가 충분한지, 수면과 휴식이 부족하지 않은지, 운동 후 두피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진오 원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성형외과학교실 외래교수
미국모발이식자격의(ABHRS)
대한성형외과의사회 상임이사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KALDAT) 상임이사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상임이사
세계모발이식학회(ISHRS) 정회원
1. Sato, K., Iemitsu, M., Katayama, K., Ishida, K., Kanao, Y. & Saito, M. (2016). Responses of sex steroid hormones to different intensities of exercise in endurance athletes. Experimental Physiology, 101(1), 168–175.
cited: “Responses of sex steroid hormones to different intensities of exercise in endurance athletes.”
2. Corazza, D.I., Sebastião, É., Pedroso, R.V., Andreatto, C.A.A., Coelho, F.G.M., Gobbi, S., Teodorov, E. & Santos-Galduróz, R.F. (2014). Influence of chronic exercise on serum cortisol levels in older adults. European Review of Aging and Physical Activity, 11, 25–34.
cited: “Influence of chronic exercise on serum cortisol levels in older adults.”
3. Ellis, J.A., Stebbing, M. & Harrap, S.B. (2005). Androgenetic alopecia: pathogenesis and potential for therapy. Expert Reviews in Molecular Medicine, 7(13), 1–11.
cited: “Androgenetic alopecia: pathogenesis and potential for therapy.”
4. Thom, E. (2016). Stress and the hair growth cycle: cortisol-induced hair growth disruption. Journal of Drugs in Dermatology, 15(8), 1001–1004.
cited: “Stress and the hair growth cycle: cortisol-induced hair growth disruption.”
5. van der Merwe, J., Brooks, N.E. & Myburgh, K.H. (2009). Three weeks of creatine monohydrate supplementation affects dihydrotestosterone to testosterone ratio in college-aged rugby players. Clinical Journal of Sport Medicine, 19(5), 399–404.
cited: “Creatine monohydrate supplementation affects dihydrotestosterone to testosterone ra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