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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41) 발모와 발기를 향한 발칙한 호기심
작성일
2026-01-05
조회수
92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41) 발모와 발기를 향한 발칙한 호기심
글 : 황바울 ㅣ 감수 : 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최근 연예계는 이른바 ‘주사 이모’라 불리는 불법 의료 행위 파문으로 떠들썩합니다.
법과 의료 윤리를 어긴 행위가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합니다.
하지만 공익이라는 명분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마구 침해해서는 안 됩니다.
방송인 전현무 씨는 불법 의료행위 의혹을 벗기 위해 자신의 진료기록부를 대중에게 공개했습니다.
누구라도 선뜻 내키지 않을 선택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은 의혹의 본질인 불법 의료 행위 여부가 아니라 진료기록부에 적힌 ‘엠빅스 100’으로 향했습니다. 발기부전 치료제였거든요.
전현무 씨는 과거 방송을 통해 탈모 치료를 받는 모습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탈모 치료에 따른 부작용으로 인해 발기부전 치료제를 받았을 것이라는 글이 난무했고, 이어서 비슷한 뉘앙스의 기사들도 쏟아졌습니다.
불법 의료 행위를 규탄한다는 사람들이 멋대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요? 공익은 어디까지를 포함하나요?
더 우려스러운 건 일부 전문가의 발언입니다.
한 비뇨기과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저용량의 ‘엠빅스 50’이 아니라 고용량의 ‘엠빅스 100’을 처방했다는 것은 저용량만으로는 발기 기능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의학적 설명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 설명이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발모와 발기는 한 인간의 존엄과도 연결된 아주 개인적인 영역입니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그 존엄의 영역이 공공재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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