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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45) 손흥민의 머리보다 발을 보라
작성일
2026-05-28
조회수
21
황바울의 머리가 비상 (45) 손흥민의 머리보다 발을 보라
글 : 황바울 ㅣ 감수 : 성형외과전문의 김진오
2026 FIFA 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축구팀의 선전을 바라며 관련 소식을 종종 찾아보고는 합니다.
그런데 최근 조금은 뜬금없고 씁쓸한 이야기가 튀어나왔네요.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의 ‘원형탈모 의혹’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단순한 게시글에 머무는 게 아니라 여러 언론사에서 기사까지 냈습니다.
대중과 언론이 진단한 원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였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한국 나이로 서른다섯이에요.
아무래도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 될 확률이 높죠. 월드컵은 축구선수에게 가장 의미 있는 무대잖아요?
영국의 토트넘 홋스퍼에서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FC로 이적하는 선택까지 했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지만, 경기의 3/4은 미국에서 열리거든요.
그런데 야속하게도 한국의 조별리그 모든 경기는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열립니다.
“미국에서 월드컵을 해서 미국에 왔는데, 멕시코에서 경기를 하게 돼가지고 조금 당황”스럽다고 손흥민 선수가 직접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가대표팀의 경기력도 좋지 않습니다. 경기력 외적으로도 논란이 있죠.
로스앤젤레스 FC의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서부 컨퍼런스 5위에 그치고 있고, 손흥민 선수도 14경기 동안 득점이 없습니다.
탈모 의혹이 커지자 선수 본인이 나서서 아니라고 해명까지 해야 했습니다.
저는 손흥민 선수의 모발 상태가 어떤지, 월드컵을 앞둔 심리 상태가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탈모인이다 보니 탈모 얘기를 들었을 때의 스트레스는 잘 알고 있습니다.
걱정이라는 그럴싸한 포장지를 씌운다고 해도, 머리숱을 가지고 지적받는 일은 결코 유쾌하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면서 스트레스를 더 얹어주는 모순된 친절은 피하고 싶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어떻게 하면 이 잔인한 가십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는 2002년 한일월드컵의 호나우두에게서 해답을 찾아봤습니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말고, 브라질의 호나우두요.
호나우두는 아주 훌륭한 선수였지만, 선수 생활 내내 부상에 시달렸습니다.
2002년 월드컵 도중에도 부상을 당했죠. 기자들은 집요하게 부상에 관해 물었습니다.
그러자 호나우두는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앞머리만 조금 남기고 주변을 모두 밀어버렸죠.
한국에서는 ‘깻잎머리’라고 불렸던 기괴한 스타일이었습니다.
언론의 관심은 어느새 부상이 아닌 우스꽝스러운 머리로 향했습니다.
시선을 돌리는 데 성공한 호나우두는 득점왕에 오르며,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축구를 통해, 머리를 향한 대중의 시선을 돌릴 수 있습니다.
골을 넣고 승리를 이끌어낼 때, 손흥민 선수의 머리숱을 살펴보며 왈가왈부할 사람이 있을까요? 멋진 헤더로 골을 넣는다면 잠시 시선이 가기야 하겠지만요.
저는 축구선수가 베개 위에 흘렸을 머리카락보다 그라운드 위에서 흘리는 땀방울에 더 집중하고 싶습니다.
통쾌한 득점과 함께 무의미한 탈모 논란이 씻겨 내려가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황바울
- 2015 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 동화부문 수상
- 2018 대전일보 신춘문예 동시 부문 수상
- 2020 진주가을문예소설 부문 수상
- 202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 부문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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