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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오 원장님 이코노믹리뷰 기사 : 탈모가 대선공약 된 시대, 탈모 치료-모발 이식 현 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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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모발의 가벼움> 김진오 지음, 사람의집 펴냄
과거, 탈모는 중년 이후 남성들에서나 나타나는 노화현상 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갈수록 탈모인이 늘고 저연령화하면서 지금은 탈모가 2030세대의 주된 고민꺼리 중 하나가 됐다. 지난 대선 때는 급증하는 탈모인들의 표심을 겨냥해 탈모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대선공약으로 내건 대선후보가 나왔을 정도다.
이렇다 보니, SNS에서는 탈모 치료와 모발 이식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난무한다. 몇 달 치 먹으면 머리가 자라난다는 허황된 건강식품 광고도 기승을 부린다. 탈모인 1000만명 시대, 누군가 시중에 만연한 잘못된 정보들을 바로 잡고, 그간의 임상 성과들도 정리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을 때, 마침 이 책이 나왔다.
저자는 탈모 치료와 모발 이식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김진오 성형외과 전문의다. 책은 친절하고 아주 쉽게 읽힌다. 책의 크기는 작지만 탈모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탈모의 원인, 자가 진단법, 예방법과 치료법, 모발 이식 등 굵직한 주제가 나오고, 머리 감기나 가르마, 염색과 파마, 모자와 가발, 햇빛, 두피 열, 탈모약 등 인터넷 상에 떠도는 설(說)들의 진위도 가려준다.
왜 모낭 단위로 이식되는지, 모발 이식만으로 탈모 치료가 끝인지, 절개법과 비절개법은 무엇이 다른지, 식모기와 슬릿의 차이가 소개돼있다. 모낭 주사, 저준위 레이저, SMP(두피 문신)를 통한 치료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일부 내용은 직설적이다. 예를 들면,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의사와 상담하기 전에 ‘(상담실장에게) 상담부터 받으라’고 권하는 일부 병원의 행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저자는 “의학적 결정은 반드시 의사와 함께 해야 한다. 상담 실장이 환자에게 진단을 내리고 이식 방법이나 이식량을 결정하도록 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자신을 수술할 의사는 직접 선택하라는 조언도 한다. 여러 의사가 돌아가며 수술을 하는 ‘공장 형태’의 병원에서는 누가 자신을 수술하게 될 지 모르는데, 문제는 같은 병원 내에서도 의사 간에는 실력 차이가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생리식염수 보다 ‘100여 배 高價’ 장기보존액 쓰는 까닭
이 책 후반부에는 실제 모발 이식 수술 과정이 단계별로 소상하게 설명돼 있다. 한 올의 모발도 놓치지 않으려는 국내 모발 이식 분야 의사들의 진지한 자세를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 나와 주목된다. 해당 내용을 요약한다.
모발 이식은 대여섯 시간까지 걸린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병원에서 전신마취를 권한다면 수상하다. 모발 이식 과정을 환자에게 공개하기 싫어하는 것일 수 있다. 웃음 가스로 불리는 이산화 질소가스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 통증을 줄여준다.
채취된 모낭은 짧게는 30초, 길게는 3분 정도 공기에 노출되면 죽기 시작한다. 채취된 모발을 다듬고, 분리하고, 삽입하는 과정에서 공기 노출을 최소화 해야 한다.
저자의 경우 ‘장기(臟器) 보존액’에 모낭을 보관한다. 심장이나 간 같은 장기를 이식 수술할 때 사용하는 그 보존액이다. 저자도 예전에는 생리식염수를 사용했다. 하지만 모낭을 생리식염수에 넣고 몇 시간 보관하게 되면 모낭이 불어 흐물흐물하게 변하곤 했다. 장기 보존액은 워낙 고가다. 생리식염수의 100배가 훨씬 넘는 가격이다.
모낭이 장기 보존액에 담겨 있는 동안 섭씨 4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저온 수분 유지 장치’가 개발돼 있다.
◇ 모낭 분리, 현미경 이용해야 효과적
모낭은 너무도 작고 복잡한 조직이다. 현미경을 이용해야 모낭 단위의 불필요한 조직을 제거하고 필요한 조직은 충분하게 남길 수 있다. 채취한 모낭을 현미경으로 검수한다면, 문제가 있는 모낭은 처음부터 이식하지 않게 되므로 모발 이식의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
현미경을 통하면 맨눈으로 하는 것보다 모낭 생존율이 25%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미경은 ‘입체 양안(두 눈)현미경’을 써야 입체감 있게 모낭을 볼 수 있다.
모낭 분리 스태프가 되려면 약 8개월의 교육 기간이 필요하다. 모낭 분리는 생착률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숙련된 모낭 분리팀이 해당 병원에 상주하고 있는지, 아니면 수술 때마다 외부에서 공급받는 프리랜서들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물론 제때 숙련된 프리랜서들이 공급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 모낭 이식 생착률 높이는 100% 고압 산소 치료
성형외과에서는 오래 전부터 고압산소 치료를 조직이식 수술에 적용하고 있다. 성장 인자를 증가시켜 신생 혈관생성을 원활하게 만들고 허혈 조직의 생착률도 높여 주기 때문이다.
모발이식은 모발이 아니라 모낭 세포 조직을 이식하는 수술이다. 이식하기 전, 모낭은 모세 혈관으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는다. 하지만 이식이 된 후에는 모세 혈관이 곧바로 생성되는 것은 아니다. 모낭 세포 스스로 영양분을 조달하고 대기 중에서 산소를 받아 생존해야 한다.
물론 이식할 때 모낭 세포를 최대한 두툼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자체적으로 최대한의 영양분을 머금게 한다. 부족한 영양분은 이식 부위 주변에 떠다니는 혈장을 통해서 공급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산소를 공급받기에는, 대기 중의 산소 포화 농도가 매우 낮다. 압력이 없다면 이식된 모낭세포 속으로 산소가 들어가질 못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어도 2기압에 가까운 압력으로 산소 포화 농도 100%짜리 산소를 이식 부위에 밀어 넣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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